에어컨 필요 없다던 유럽, 역대급 폭염에 주문 폭주

환경파괴의 주범이자 사치품으로 여기던 에어컨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유럽인들

전례 없는 폭염에 굴복,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일부 지역 47,6도 기록

AP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각)에어컨이라는 환경파괴의 주요 원인이자, 유럽에서의 사치품이 무섭게 증가하는 폭염으로 인해 필수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어컨 판매가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급증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2년에 86만5000대였던 연간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192만대로 증가하였다. 이는 두 배 이상의 증가이다.

한편, 스페인에서는 1990년에 가정에 에어컨이 설치된 비율이 5%였지만, 이는 2040년에는 5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에어컨 주문 폭주
이미지(픽사베이)

이러한 판매량 증가의 배경에는 전례 없는 폭염이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남유럽 국가들은 최근 연이어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는 지난달 41.8도의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며, 시칠리아 섬의 일부 지역에서는 47.6도라는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스페인에서도 40도를 넘는 기온이 흔한 현상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에어컨은 과잉냉방으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유럽인들에게도 필수품이 되었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 전체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6만명을 넘는 등 폭염으로 인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에어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 전체 에어컨 보급률은 2022년 기준 19%에 불과하며, 이는 90%의 보급률을 가진 미국과 대비되는 수치이다.

에어컨의 고비용, 냉매 가스의 환경 파괴, 냉방병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에 대한 수요는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영리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전 세계 인구의 81%, 즉 65억 명의 사람들이 적어도 하루 이상 기후변화에 의한 폭염을 경험했다고 A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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