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별세

세계적 작가 밀란 쿤데라, 94세로 별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세계문학계에 이름을 남긴 밀란 쿤데라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 밀란 쿤데라가 12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외신들을 통해 전해졌다. 그는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쿤데라는 1929년 나치 침공기에 체코슬로바키아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1948년 공산당의 통치로부터, 그리고 1968년 ‘프라하의 봄’이라는 민주화 운동을 경험했다.

1963년에는 단편 ‘우스운 사랑들’로 시작해, 1967년 첫 장편소설 <농담>을 서른여덟 살에 출간했다. 쿤데라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음악원 교수인 아버지의 아들로, 초기에는 음악과 영화 등을 공부하였으며, 대학에서 문학과 영화를 가르쳤다.

그는 자신이 이끌어 간 ‘체코 영화의 누벨바그’에 참여한 주요 인물들을 제자로 두었다며, 하지만 그의 작품은 1960년대까지 체코 국내에서만 인정받는 수준이었다고 말한다.

밀란 쿤데라 별세
밀란 쿤데라 (위키피디아)

1950년대 말부터 민주화 운동에 가담하며, ‘프라하의 봄’의 중요 인사로서 활동했다. 이 시기 동안 그의 저서는 도서관에서 제적되는 등, 저서 압수와 집필 제한 등의 탄압을 받았다. 체코 정보당국은 1959년 쿤데라에게 ‘바스니크’라는 코드명을 부여하였고, 1968년에는 그의 신상 정보를 파일화했다.

1975년에는 프랑스로 망명하여 대학에서 강의하며 창작 활동을 계속했다. 1968년에 <농담>이 프랑스에 소개되며 그의 작품은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그 해는 바로 소련이 체코를 침공한 해였다. 쿤데라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의 1984년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은 1960~70년대 체코의 사회적 상황과 네 남녀의 연애, 사랑, 죽음 등을 통해 존재의 무게를 그렸다. 이 작품은 국내에 1988년에 소개되어 현재까지 10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그의 작품으로는 <생은 다른 곳에> <불멸> <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 <이별> <느림> <정체성> <향수> 등이 있다.

그러나 그의 삶은 언론 등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의 소설 속 등장인물의 삶처럼 “자신의 내밀성을 상실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라는 견해를 지니고 있었다. 그가 말하길, “나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가 망한 것이 아니다. (…) 우리는 우리의 시련을 너무 과장하여 드라마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다. 그가 체코 국적을 되찾은 것은 그가 90세가 된 2019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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