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7일(현지시간) 중국과 유럽연합(EU) 간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유럽이 상호 이익을 취하고 협력 파트너가 되어야 하며 정치적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EU 지도부에게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중국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요청은 이탈리아가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서의 탈퇴를 공식적으로 통보한 시점과 맞물려 중국에게 어려운 상황을 조성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회담에서 EU의 샤를 미셸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만나 제도적 차이가 경쟁적 라이벌 관계를 의미하지 않으며, 경쟁이 있어도 협력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폰데어라이엔은 중국이 EU의 중요한 무역 동반자이지만 불균형과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고, 미셸은 투명성, 예측 가능성, 호혜성 원칙에 기반한 중국과의 관계 구축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2019년 EU 현 집행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양측이 대면 회담을 가진 것이다. 지난해 화상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도 유럽은 중국과의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의 탈퇴를 중국에 공식 통보했다고 보도되었다.
이탈리아의 이러한 결정은 2019년 주세페 콘테 총리 재임 시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내린 결정이었으나, 지난해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부가 들어선 뒤 탈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과 EU는 무역 적자,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 등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EU는 대중국 무역 적자 문제를 제기했으며, 중국은 EU 내 유럽 회사들의 수출액이 중국의 대유럽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주장하며 반보조금 조사와 첨단 기술 수출 통제를 비난했다.
또한, 양측은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 규제 협조, 북한의 대러 무기 제공 문제, 중동 평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 등 여러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회의는 유럽이 중국에 대한 정책을 대대적으로 재조정하는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독일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포괄적 대중 전략’을 의결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은 원자재 자급자족 노력의 일환으로 케퍼슈타이게 광산을 재가동하고 핵심 원자재법 입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