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모스크바 충격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푸틴과 프리고진의 권력 다툼 끝나
프리고진, 반란 실패로 러시아 떠나 벨라루스로 갈듯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러시아의 비정규군인 바그너 그룹이 23일(현지 시각) 밤에 국방부의 미사일 공격으로 후방 캠프가 타격을 받은 뒤,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로 인해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병력을 회수하고 러시아 영토로 진격하였다. 프리고진은 이를 “정의를 위한 행진”이라고 칭하며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였다.
바그너 그룹은 반란 당일, 모스크바에서 1000km 떨어진 로스토프주도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한 뒤, 신속하게 북상하였다. 반란 초기 단계에서 러시아군은 거의 저항하지 못했으나, 러시아가 대테러 작전 체제를 선포하면서 곳곳에서 교전이 발생하였다.
러시아 서남부 보로네시에서는 미확인 원인의 폭발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유류 저장고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또한, 이동 중인 바그너 그룹을 러시아군 헬리콥터가 공격하는 장면도 포착되었다.
프리고진은 결국 24일(현지시각) 벨라루스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의 중재를 받아 모스크바로의 군사 반란을 포기하고 러시아를 떠났다.
AP통신은 프리고진이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노두를 장악한 후, 군용 차량으로 러시아 남부군 관구 사령부를 떠나는 모습을 포착하였다. 이로써 1990년대부터 지속된 프리고진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오랜 인연이 사실상 종결되었다.
프리고진은 1961년 러시아의 레닌그라드(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푸틴 대통령과 고향이 같다. 그는 1981년 절도와 사기 혐의로 감옥에 갇혔다가 1990년 출소한 후 빠르게 재산을 축적하였다.
이후 프리고진은 슈퍼마켓과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고, 1995년에는 고급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들었다.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 및 군과의 케이터링 사업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을 설립하면서 러시아 및 국제 분쟁에 개입하였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여론 조작 기관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설립하였다.
프리고진은 그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바그너 그룹이 성과를 거두면서 그의 존재감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국방부와의 갈등으로 인해 프리고진은 권력 다툼에서 패배하였다. 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국방부의 정책을 지지하였고, 국방부는 비정규군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상황이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떠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반란 실패 후, 러시아를 떠난 프리고진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CNN은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서 암살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은 국방부에 흡수되거나 해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프리고진에 충성하였지만, 그의 러시아 탈출로 그룹의 운명은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