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작된 재판, 진정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대선 앞두고 지지층 결집 및 중도층 표심 변화 주목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7월 11일 형량 선고 예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가운데, 전직 대통령으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중범죄(felony)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평결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루어져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을 담당한 후안 머천 판사는 7월 11일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이는 공화당 전당대회(7월 15~18일) 직전에 이루어진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호관찰에서 최대 징역 4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하고, 이를 법률 자문비로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됐다. 1년 2개월 만에 유죄가 확정된 것이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순한 회계장부 조작이 아니라,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이를 인정해 유죄를 평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으며, 배심원단의 평결 후 법원 앞에서 “부패한 판사에 의한 조작된 재판”이라며 “진정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또한 “나는 무죄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은 이번 평결에 대해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된 4건의 형사재판 중 하나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기밀문서 유출과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사건들이 11월 대선 이전에 1심 선고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죄 판결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몰아낼 방법은 투표장밖에 없다”고 게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이 다가오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가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지만, 지지층 결집을 강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중도층 유권자들의 반응이 대선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NPR/PBS/마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는 유죄 판결로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으며, 15%는 오히려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67%는 유죄 판결이 그들의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유죄 판결이 11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